말 배우기 전의 아기들은 어떤 언어로 생각할까?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할까요?
‘사고’라는 건 언어가 있어야 가능한 걸까요?
그렇다면 말이 없던 아기 시절의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했던 걸까요?
오늘은 그 조용하지만 깊은 사고의 세계, ‘언어 이전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아기의 사고는 ‘단어’가 아닌 ‘감각’으로 시작된다
생후 6개월.
말은커녕 ‘엄마’라는 단어조차 부르지 못하는 아기.
그런데 이상하게도,
엄마가 방을 나가면 울고,
익숙한 장난감을 보면 반가운 듯 손을 뻗습니다.
이건 단순한 반사일까요?
아니면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뇌과학자들은 이런 초기 인지 과정을 비언어적 사고 (preverbal thinking)라고 설명합니다.
즉, 아기들은 말을 몰라도 감각 정보를 통해 세상을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죠.
💡 아기 뇌는 이렇게 의미를 구성합니다:
- 엄마 = 포근한 냄새 + 따뜻한 품 + 젖병 + 부드러운 소리
- 낯선 사람 = 낮은 목소리 + 낯선 얼굴 + 새로운 냄새
이처럼 색, 냄새, 촉감, 소리 같은 감각들이 서로 얽혀 기억을 만들고, 감정으로 반응을 이끕니다.
📌 단어 없이도 기억이 있고,
기억이 있기에 생각도 가능한 것.
아기 뇌는 감각들을 엮어 ‘느낌의 지도’를 그리고 있는 중입니다.
2️⃣ 아기 뇌는 ‘이미지와 감정’으로 사고한다 🧠
우리 어른들은 생각할 때 머릿속에 문장과 단어들이 떠오르곤 하죠.
하지만 아기의 머릿속에는 문장이 없습니다.
대신, 감각 기반의 이미지와 감정이 중심이 됩니다.
💡 하버드 의대 뇌과학자 리사 펠드먼 바렛 교수는 말합니다:
“아기들은 감각을 시각화하고, 감정을 연결해 세상을 이해한다.”
즉, 아기의 사고는 이런 것들로 구성됩니다:
- 그림처럼 떠오르는 장면
- 몸에 남은 감정의 기억
- 색·소리·촉감이 만들어내는 정서적 울림
예를 들어,
엄마가 웃으며 안아주었던 순간은
‘엄마’라는 단어보다 훨씬 더 강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건 단어가 아닌 감정의 흔적이죠.
이처럼 아기들은 느낌과 장면으로 사고합니다.
오히려, 이 시기의 생각은 말보다 더 풍부할 수도 있습니다.
3️⃣ 아기들의 감정 공감은 ‘언어 이전’에 시작된다 🤱
몇 개월밖에 안 된 아기들도
엄마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울음을 멈추고,
밝게 웃으면 따라 웃습니다.
이는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감정을 인식하고 교감하려는 본능적인 능력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생후 6개월 아기에게 웃는 얼굴과 화난 얼굴을 보여줬을 때
대부분의 아기들이 웃는 얼굴을 더 오래 응시했습니다.
말은 몰라도, 아기들은 이미
감정의 언어를 배우고 있는 셈이죠.
이 시기의 아기들은 이런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 눈빛
- 목소리의 톤
- 스킨십과 체온
엄마의 따뜻한 손길 하나가,
아기에게는 가장 강력한 ‘말’이 되는 순간입니다.
💬 결론: 말이 없어도, 아기는 생각하고 느낍니다
말이 없다고 해서, 생각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아기들은 단어에 갇히지 않고,
감각과 감정, 이미지와 리듬으로 세상을 이해합니다.
우리가 말로 설명하려 할 때,
아기들은 침묵 속에서 더 깊은 감정으로 반응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말이 늦다고 조급해하지 마세요.
아기의 세계는 이미 풍부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눈빛으로, 손끝으로, 품 안의 온기로
아기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충분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조용한 언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가장 깊고 진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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